진화심리학은 여성의 적인가?진화가 무슨 방향성과 목적성을 가진 포켓몬 변신인것 같은 개념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진화심리학 운운하면서 남의 행동을 함부로 재단하려고 해서 참 우습다. '이기적인 유전자'라도 읽은 사람들이 진화심리학에 대해 저런 소리를 한다면 더 어이가 없고.
진화의 개념부터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
진화란, DNA 다양성이 환경에 적응해서 걸러지는 과정이다. 개체가 자신의 특성에 관해서 무슨 목적성을 갖고 있는게 전혀 아니다.
여자들이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게 '수컷에게 잘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그냥 그렇게 하고싶으니까'라는 의도 없는 행동이 '현대의 대한민국 수컷'이라는 배우자의 한정하에서 '하악하악'하는 취향이랑 맞아 떨어지는 경우에 한해 생존에 유리했던 것이고, 그런 행동 패턴을 가진 여성이 많이 생존해 남아서 꾸미길 좋아하는 여성의 번식 확률이 높아서 다수가 되고 있는 것 뿐이다. 잘 안 꾸미고 다니는 여성이 생존에 유리해지는 환경에 처한다면 그 때에는 행동 패턴의 비율이 반대가 되어있을거다.
그럼 그 때에는 또 '수컷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안꾸미고 다닌다'라는 일관성 없는 엉터리 진화심리학을 들이댈텐가?
버마에서 목을 길게 빼고 있는 카렌족, 아프리카에서 입술에 원반장식을 하는 수르마족의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이들이 계속 이런 행동 패턴을 하고 있는게 수컷에게 잘보이기 위해서인가? 그 행동으로 인해 강한 부족이 해당 부족 여성을 괴이하게 여겨 잡아가지 않았기에 부족 보존에 도움이 되어 아직도 그러한 풍속이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종족의 생존이 급선무였던 약한 부족들에게서 여성들의 괴이한 치장이 많은 이유가 그러하다. 그럼 이 경우는 '남성들의 취향에 맞지 않게 위해' 그렇게 진화했다고 설명할텐가?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개체의 다양성이 환경에 따라 다르게 걸러졌다고 설명하는 것이 훨씬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설명이 아닌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대로 된 진화론에서 각 개체의 행동에는 전혀, 어떠한 방향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화의 핵심은 개체의 다양성 확보이고, 그 확보가 환경 적응과 종족 번식에 '도움'이 되었을뿐이다.
제발 진화론 대충 공부한 티 좀 내지 말자.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진화의 방향성이니 진화 심리학이니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넘쳐나니까 아직도 창조과학이니 뭐니 하는 게 지구상에 남아있는거다.
'개체의 행동에는 진화 방향 속에 숨은 의도가 있다'는 식의 80년대에도 구식취급받던 개념을 그것도 대충 갖고 '나의 진화심리학적 분석이 어떠냐능~! 나는 똑똑하다능!'식으로 자기 망신 주는 일은 제발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