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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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마이크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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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원영씨-
정안봉의 공부
[정글고와 입시]나이브한 대답.


정안봉과 사회가 요구하는 공부는 '써먹기 유용한 부품'이 되는 공부이고  개인적인 출세와 부의 축적은 거기에 따라오는 당근 쯤이 되겠지요. 부품은 결코 스스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사회에 발전과 변혁을 갖고 오지 못하고 단지 부품으로써의 능력과 우수함을 평가받을 뿐이지요.

지금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들어가고 있는 '공부'라는 것들은 그러한 생각이 집약된 지식의 부품들일 뿐입니다. '이 부품과 저 부품을 머리속에 넣으면 어떠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식으로 머리 속의 스펙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아 같은건 쓰레기통에 던져넣은 결과로 떨어지는 콩고물의 크기를 대고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를 따지고 듭니다. 아마 그런 소리들을 늘어놓으면서 정안봉은 속으로 이런 말을 던지며 썩소를 날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봤자 니들은 우리같은 몇몇 사람들의 부품이 될 운명에 불과하삼.'

개중에 불사조같이 그나마 삶에 대한 고민이라도 진지하게 해 본 학생은 언젠가 정안봉의 뒤통수를 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요. 나머지는 그저 '주공 1단지 통닭배달', '규삼성그룹 업무 진행 및 주가 상승'등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부품들이 되어있을겁니다. 추구하는 가치와 자아의 그림이 떡고물을 위해 자신을 투사하는 주입된 인간상인 이상은 말이지요.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공부만을 한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부품이 되는 것을 거부하는 일 또한 공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주어진 조건과 문제가 없으면 바보가 되는 공부가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현상과 자료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끌어내고 또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공부 말입니다. 트랙백을 한 원글을 쓰신 분은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를 하라고 힘주어 말씀하고 계십니다. 덧글을 쓰신 분들 중에는 이런 뜻을 비약하여 '공부vs암기'의 키보드배틀 구도로 글을 끌고가는 분도 보이십니다만, 글을 쓰신 분이 의도하신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언제든 머리 속에 든 기존의 지식을 조합하고 파괴하고 뒤엎을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을 갖추라는 말입니다. 암기는 그런 지적인 능력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투사될 수 있는 도구나 부품인 것입니다.

사회의 부품이 되는 공부만 12년간 하고 대학에 들어와 '날 것의 지식'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많은 방황을 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사춘기때 했어야 할 고민을 입시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그 멍에가 벗겨진 다음에야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대학 4년동안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거나, 혹은 스스로 사회의 부품이 되는 길을 택한 사람들은 결국 정안봉의 예측대로 될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사회가 그러기를 강요하고 우리의 대다수는 그런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주도적 공부'를 초중고 12년간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정안봉의 독설과 사탕발림에도 끄떡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모든게 그저 '가진 자와 힘 있는 자의 사회 구조를 유지시킨 보상에 의해 떨어지는 떡고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찾고 거기에 맞는 공부를 할 뿐이겠지요. 그리고 그들은 떡고물이 아닌 자신들이 먹을 새롭고 정당한 양식을 꾸준히 만들어내어 언젠가 진정으로 자신의 가치를 찾아낼 것입니다. 사회의 부품이 아닌 사회가 지속가능하도록 사회를 고치고 창조해나가는 설계자가 되어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s. 정글고에 등장했던 '만화가 지망생' '연예인 지망생'들이 자신의 길에 맞는 공부를 끊임없이 파고들면 수십년 후에는 불사조와 그 사회적 지위가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겁니다. 공부는 모두 통해있습니다.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고 연기를 하려면 물리학에 관한 지식도 필요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거나 캐릭터를 분석하고 소화하려면 철학, 사회학에 대한 공부도 필요합니다. 공부는 끝이 없다는 말은 그런 뜻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ps2. 이러한 논쟁거리를 이미 김규삼님은 명왕성의 목소리를 통해 만화 속에 풀어놓으셨습니다. 돈을 내지 않은 학생을 찾아내는 화에서 명왕성은 '죽은 공부만 해온 너희들이..'라는 대사를 날리며 멋지게 수학으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살아있는 공부란, 죽은 공부란 이런것이라고 이미 김규삼님은 스스로 정의를 내리셨던 것이지요. 스스로가 내린 정의와 사회에 대한 비판을 통해 이 정도의 파장을 몰고올 수 있는 만화를 그리시는 규삼님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인의 예시를 몸소 보여주시는듯 합니다.
by 원영 | 2008/11/05 14:55 | -아싸원영씨-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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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캣츠아이 at 2008/11/05 16:39
좋은글 잘 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원영 at 2008/11/07 03:23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11/05 17:17
결국 '왜', 와 '무엇을' 이라는 것을 항상 머리 속에 인식하면서 공부해야겠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원영 at 2008/11/07 03:24
공부 뿐만이 아니라 만사가 그런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발칸 at 2008/11/06 01:26
난 PS2보고 정글고 역주행 시작했다..
Commented by 원영 at 2008/11/07 03:24
이거 본의가 아니게 형님을 낚은 듯한 느낌이... 죄송합니다..ㅠㅠ
Commented by 레아 at 2008/11/07 13:52
난 지금도 뭐해먹고 살지 대체 뭘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왜? 뭘? 해야하지란 생각을 끊임없이 해도 머리에 남은건 지식들밖에 없더라....이제와서 고민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Commented by 원영 at 2008/11/07 18:18
뭐, 제가 말은 저렇게 했지만 그게 다 살다보면 이루어지는 일 아닐까요^^
누님은 일단 장래도 보장되신 편이고..ㅠ_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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